그래도 작년을 돌아보면 의미있는 활동이나 시도도 꽤 있었다. 그 중 꽤 재밌었던 게 정치-사회 이슈 토론 모임을 조직한 거였다. 막 오오오오 ㄷㄷ.. 할 정도로 수준 높은 토론은 아니었지만 나름 즐겁게, 다양한 주제를 기대 이상으로 얘기해봤다는 점에서 의미 있었다. 또 사소하게는 나의 사회참여 의식에 대한 욕망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었고 평소 알 수 없었던 친구들의 의견도 들어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고..
그때 내가 발제한 주제 중에 하나가 '세월호 사건의 기억법'이었다. 그 해 겨울부터 꾸준히 머리 한 켠에 가지고 있었던 관심 주제였다. 사회적 재난이 발생했을 때 그 피해에 책임지는 방식, 문제를 지적하는 관점, 재난 이후의 성찰 등을 어떻게 사회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정치의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뭐 그런 걸 생각했고.. 그걸 미국의 911 대응과 비교해보며 생각했다. 911 사건의 원인과 이후 영향들이 외교적 관점에서 주로 조명되다보니.. 그러한 면에서는 세계 시민들에게 모범적인 사례는 아닐 수 있다. 오늘날의 (미국 주변의) 주요 외교적 논리가 911의 파급처럼 보이니까. 근데 911에 대한 대응이 미국 내의 개별 시민의 차원에서는 꽤 책임있는 모습이었다고 생각했다. '나의 아메리카'가 무너진 데에 대한 미국 사람들의 충격, 그리고 그 회복의 규모가 더 커 보일 수도 있겠다만.. 그럼에도 미국 내 사회에서의 위로와 회복의 과정은 꽤 의미있었다. 당장 한국에서, 안산에 추모공원 건립할 때 어떤 분위기였나? 맨해튼 한 가운데에 메모리얼 파크를 지은 것만으로도 상징적인 거지.
뭐 그런고로.. 그때 내 발제는 - 개별 시민이 '기억하겠다'는 희미한 말을 넘어서 어떤 행동과 생각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 그리고 그에 기반한 문제의식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 이런 내용을 다루었다. 거기에 본 토론 때는 아무래도 학교 얘기도 나오니까 학교의 추모 문화에 대해서도 비판하는 분위기였고... 열린 분위기의 토론이었지만 나의 메시지는 사실 확고했고 그런 염원을 담아 진행했던 거지. 그러다 막 우리끼리 의견이 고취되어서 토론 내용을 게시하자~~ 하여 게시도 했다. 근데 누가 읽기는 했겠니? 암튼..
그리고 오늘.. 세월호 사건 8년을 추모하며 작년에 어떤 얘기를 했나 찾아보고 여기에 좀 올려볼까 생각도 했는데 적절치 않아보인다. 나의 근본적인 문제의식은 변함이 없고 세상에 남기고픈 메시지의 골자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 사회 자본주의에 대한 반성 없이는 언제든 또 다른 참사가 일어날 수 있다는 거지. 그리고 매일 삶의 현장에서 그러한 우주의 손실이 벌어지고 있고... 사건에 대한 책임의식과 더불어 사회 시스템에 대한 비판적 고민을 메인 스트림에서 정치의 방식으로 논해야... 뭐 이런 건데. 헌데 작년의 애티튜드는 좀.. 음.. 그냥 화가 많이 나 보인다. 생각해보면 문제의식은 그 급진성에 비해 익숙하게 느껴질 것들인데. 읽는 이들로 하여금 - 적절한 지적이지만~ 왜 그리들 화가 나셨대~~ 끌끌.. - 이 정도의 평가를 받을 듯하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세월호 사건도 그렇고.. 작년에는 민주당&문행정부랑 학교에 화가 많이 나 있었던 것 같다. 사회적 재난과 약자들의 피해를 다루는 정치와 개별 시민들의 반응에 실망했던 거지. 여러 얼굴과 이슈들이 오버랩되면서 하고 싶은 말이 많아지는데... 시간이 너무 늦었네요. 못 다한 이야기는 나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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