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片

사랑, 변명, 아저씨

아흐메드 2022. 2. 18. 00:16

 - 나는 왜 사랑하지 못했는가

 

수업 때 배우기도 하고, 경험적으로도 보통은 사랑의 종류를 구분해서 생각하지. 양육자와 피양육자, 형제 간의 사랑도 있고, 오랜 기간 의지하고 지낸 친구와의 우애도 있고.. 연대를 통해 느끼는 동지애도 있고... 그러나 많은 경우 사랑은 연애 감정, 그리고 암묵적으로 성애 감정을 동반하는 감정을 설명하기 위해서 사용되지. 어렸을 때는 별달리 말할 방법이 없어 이성 간의 사랑이라고 통용되곤 했는데, 연애 감정이 이성 간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란 걸 알고 나서는 적당치 못하다 싶잖아. 그래서.. 뭐라 말할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앞으로 말하는 사랑은 연애로서의 사랑이라 하자.

 

오늘의 고백은 뭐냐. 기대되십니까? ~~ ! 나는 여러분이 미치도록 좋아해 마지않는 연애로서의 사랑을 경험해본 적이 많지 않다는 거여요. 처음엔 거의 없다고 적으려 했는데 그 정도는 아닌 것 같고... 근데 정말 근 6년 내에는 거의 없다가 맞지 싶어. 무튼 슬픈 일이지요... 슬플 일인가요?

 

또 이런 얘기하면 당연하지~ 니가 뭐 사랑을 알겠냐 ㅋㅋ~~ 그러니까 연애도 한 번 못하지 ㅋㅋ~ 하실텐데 선후관계가 잘못 되었죠. 연애를 못해서 사랑을 경험하지 못한 게 아니고 사랑을 못해서 연애를 안... ... ?.. (X - 부정) 한 거지. 또 이러면 아 ‘T’~~ 그러니까 연애를 못하지 ㅋㅋ~ 하실텐데 또 인과가 틀려 먹었다는 거야! T라서 이 모냥인 게 아니고 이 모냥이라 T인 거다. 자꾸 그럴 거면 배부를 거니까 밥 먹지 마시길..

 

다시 진지하게 본론으로... 왜 이런 상태인가? 그니까, 나는 어렸을 때부터 사랑의 과정에서 겪어야만 진전이 되는 감정의 건너뜀을 받아들이지 못했어. 연애 감정은 호감에서 애정으로 넘어가는 단계가 사랑의 달성을 위해 원치 않아도 생략되어야 한다고 느꼈던 거지. 뭔 말이냐면, 외모건 취향이건 태도와 인품이건.. 누군가의 첫인상이나 특정한 모습에 관심을 가지고 그게 호감으로 이어질 수 있잖아. 그런데 연애 감정을 느끼기 위해서는 내가 느끼던 에 대한 판단을 억지로 중지하고 로 변환해야 한다는 거야. 이를테면, 내가 좋아하는 밴드를 같이 좋아하는 어떤 사람이 있을 때, 보통은 그에게 느끼는 호감이 차츰 쌓이거나 환상이 사라지며 이런 저런 관계가 형성되지. 헌데 연애 감정을 느끼기 위해서는 관심과 호감의 정체를 자세히 살펴보기도 전에 로 둔갑시켜 긍정적인 부분을 인지하려 하잖아.

 

난 이런 로 변해야만 하는 과정을 스스로 납득하지 못했던 것 같아. 특히 머리가 조금씩 굵어지고 나서는 더욱 더... 입시 때문에 피곤하다느니 몇 년 째 똑같은 환경이라 그렇다느니 어쩌고 하며 여러 핑계를 말했지만 나 스스로가 연애 감정을 차단했던 게 아닌가 싶어. 호감으로서 다른 존재를 바라보는 것과 연애 감정으로서 대하는 것의 철저한 구분이 필요하다 생각했거든.

 

사실은 호가 애로 되는, 그 과정이 인간의 본능적이고 자연스러운 환각일 거야. 지나치게 엄숙한 관점일 수도 있는데, 나는 다른 존재를 향한 호감에 확신이 서기 전까지는 연애 감정을 느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어. 본능을 억제하지 못한 채 저지르면 안 될 것만 같은 감정을 방출하는 건 아닌지 싶었고... 또 그 사랑의 대상이 되는 누군가에게도 사랑의 명분, 당위성이 부족해 실례가 되리라 생각했지. 충분한 관찰과 이해가 수반되어야 진정한 사랑이 가능할 거라는, 이상...이면서 일종의 환상이지.

 

그딴 식으로 살다보니 사랑을 경험할 일이 적었다 이거야. 지난 시절 나의 사랑은 대부분 [관심 -> 호감 -> 그 환상이 깨짐] 의 단계에서 머물렀다. 조금 다른 성질의 것도 있었지만 대부분 그렇다. 사랑에 필요한 농밀함, 그 감정의 성숙이 부족했던 것일 수도 있고, 사람을 세심하게 읽어내고 바라보는 통찰이 모자랐던 것일 수도 있지. 그럼에도 거의 모든 시기마다 내 판단은 그때 생각할 수 있었던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해.

 

그랬었는데.. 그렇게 생각하곤 했었는데 청소년 시기를 지나고 보니 다 자기기만이 아니었나 싶어. 그렇게 나중에를 운운하다가 결국 이 상태로 공인아저씨가 되었지 뭐얌. 결과론적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어! 니들이 내 마음을 알어? ...

 

왜 자기기만이냐... 결국 내 마음에 솔직하지 못했던 거지. 호가 애로 어쩌구~~ 각종 근거를 스스로에게 대었지만 그래서 실제로 사랑을 경험해봤냐고. 나는 나 스스로도 남도 이해하지 못하는 세상 속에서 살고 있었던 게야. 어쩌면 나는 나와 치열하게 사랑하고 있었는지도 모르지. 그 결과 내 사랑은 혼자만의 것으로 내 품에서 깨지고 말았다!

 

그리하여 남는 건 후회 뿐.. 가뜩이나 타인에게 마음을 내어줄 여유가 없었던 시기에 지속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한 세계가 있었으면 더 행복했지 않았을까,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 설령 부끄럽고 쪽팔리고, 잊히지 않을 상처를 만들거나 처참히 실패할지라도.

 

과거의 후회도 현재의 갈증도 나를 위한사랑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찝찝하지만, 나를 위해서 남을 생각해야만 하는 과정이라면 그 죄책감이 덜어질 것 같아. 언제가 될지, 어디서 누구와 일어날지는 모르겠지만 당대의 냉소와 불안은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걸 입증하고 싶다. 그러니까 머리만 굴리지 말고.. 온몸으로 반응해라... 제자야.. 호기심을 가져라... 얘야.. 졸지 마라니까! 어허.. ! 분위기 왜 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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