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片

브로콜리너마저 1집 소지자와 결혼하겠다

아흐메드 2022. 2. 10. 23:32

 

오늘은 오랜만에 노래 이야기.. 진지하게 생각한 것들이 몇 가지 있는데 그건 좀 시간 많은 주말에..

 

요즘은 정신이 사나워서 록 음악을 듣기가 힘들다... 록에 대한 미안함이 크다...

 

다들 알다시피 내 음악세계의 기반은 록이다. 기타나 피아노를 조금씩 쳤던 것도 궁극적으로는 직접 록 음악을 해보고 싶다는 목표 때문이었다. 록 스타가 되기에는 실력과 애정이 여러모로 부족했지만... 잠시의 향내는 맡아본 것 같다.

 

노래로서 머리가 흔들렸던 기억은 2017년이 처음이었다. 성장 환경이 세속적인~~ 대중가요~~ 듣는 분위기가 아닌 환경이어서인지 참 늦었지 싶다. 암튼.. 그 경험이라 함은 기타쌤이 톰 모렐로에 관한 얘기를 하시다 RATMKilling in the name 라이브 영상을 보여줬을 때였다. 화면에 붉은 별을 띄우고 얜 나의 두 번째 동창~ 얜 나의 두 번째 동창~ 하는데 무대를 터트리는 압도적 퍼포먼스에 넋이 나갔다. 이후에 찾아보니 붉은 별이 그냥 상징이나 밈이 아니라 ㄹㅇ 진성 소셜리스트였던 거고... 음악(+장르)과 사상의 합치가 완벽하다고 생각했다.

 

정직원 분들에게는 여러 차례 말했지만 17년에 스쿨(카핑)밴드를 결성한 것도 Killing in the name을 연주해보고 싶은 혼자만의 욕망에서 시작되었다. 팀 안팎에서 반발이 많아서 결국 해보지는 못했지만... 그랬다고. 지금은 늦었지.

 

18년 말쯤부터는 (f)펑크 음악을 많이 들었다. 이 또한 기타쌤의 영향으로... 생각해보면 기타쌤이 나의 음악 취향을 확립시켜준 것 같다. 쌤이 소개시켜준 parcelstwo ton show, 다펑 등 팀들의 노래를 듣다가 여러 알고리즘으로 이어져 기타의 쨉쨉이가 살아있는 노래도 많이 들었다. 술탄, 새소년, RHCP, 데이브레이크.. 그러다가 오마르와동방전력, Mdou moctar같은 팀도 들으며 즐거웠고... 운동할 때는 디스코펑크 음악들을 틀어놨었고..

 

작년부터는 우울감을 느끼는 날들이 늘어가며 가사에 몰입할 수 있는 한국 인디 음악을 많이 들었다. 브로콜리너마저, 김사월, 언니네이발관, 짙은... 특히 이석원 아저씨의 가사는 노래 가사로 쓰기에는 발음의 감각이 너무 진할 정도로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어떻게 첫 대목에 나는 세상이 바라던 사람은 아냐. 그렇지만 이 세상도 나에겐 바라던 곳은 아니었지.”를 박냐... 그리고 무키무키만만수... 비록 지금은 생활 세계로 흩어졌지만 지난 해 나에게 뭌뭌만의 존재는 안드로메다급이었다. 이 소재로 언젠가 한 번 더 글을 써야 할 것..

 

역시 정서적 위로의 최고는 브콜너... 한국인디계의 감성 소매업자라고 본다... 다른 맥락에서 가사를 썼을 것 같은데 참 하나하나 나만의 세계로 호환이 되어 심금을 울린다. 많은 분들이 아시는 것처럼 1집의 음악적 가치는 어마어마한데, ‘에서 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로 넘어갈 때 시작 부분의 드럼 리듬이 앨범 흐름에서 기가 막힌다... 꼭 들어보시길... .. 1집을 제대로는 들을 수가 없군요. 아무튼 그렇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브로콜리너마저 정규 1집은 각종 음원사이트에서 들을 수가 없다. 앨범 생산도 중단되어 정식으로 들을 수 있는 루트는 이미 앨범을 구매해둔 사람들과 그들이 만들어 놓은 암흑 경로가 유일하다. 그 때문에 앨범의 가격은 정가를 아득히 뛰어넘는 수준인데, 온라인 거래소에서 보니 14만원에도 팔리고... 그러하다. 만일 이 앨범을 구비해두신 분이라면 음악적 가치를 아는 사람임은 물론, 정서적 동질감과 찌질함에 대한 이해를 풍부하게 갖추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 경제적 감각과 안목도 있는 거 아닐까? ... 이런 사람과 결혼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앞으로 결혼하기 전에는 집에 브콜너 1집이 있는지 꼭 물어보고... 혹은 내가 누군가에게 브콜너 1집을 준다면 그건 당신과 결혼하고 싶다는 뜻이니 그렇게들 알아두시오! 근데 일단 그 누구를 먼저...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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